SMPSM Music Performance의의 줄임말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부르는 퍼포먼스 위주의 음악을 칭하는 말이다. 대중음악계에서 장르로서 인정받는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SM엔터에서 자신들의 음악과 퍼포먼스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신조어이다.

* SMP의 일반적인 특징 : 강한비트와 비장하고 드라마틱한 멜로디 전개, 사회비판적/형이상학적 가사, 웅장한 사운드(오케스트라, 합창단, 클래식 샘플링 등), 헤비메탈 느낌의 강렬한 기타 리프+신시사이저 베이스, 다이내믹한 변주(템포, 조변화 등). 그리고 무대에서는 한시도 쉴 틈이 없는 화려한 군무, 복잡스러운 의상과 빡센 스타일링(ㅋㅋㅋ)

 

H.O.T 1<전사의 후예(폭력 시대)>(1996년) 과 2집 <늑대와 양(Wolf and Sheep)>(1997년) 까지는 아직 SMP의 형태가 완전히 갖춰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저 서태지와 아이들의 영향을 받아, 힙합에 강렬한 록음악의 요소를 첨가가한 10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음악을 했던 시절이다. 일명 '정통 SMP' 의 느낌보다는 갱스터랩 등의 흑인음악의 변형이었달까.   

 

 초기의 유영진 곡들은 해외 샘플 시디 사다가 여기저기 잘라서 짜깁기 한 레디메이드 작품이었다고 한다. H.O.T가 해체하기 직전까지 신보가 나올 때마다 표절시비는 그들을 항상 따라다녔던 것이지만 결국 표절 판정 난 곡은 없었던 듯. (룰라, 김민종 등은 표절확정으로 활동 중지를 하기도 했었다.) 사실 샘플링은 유영진 뿐만이 아니라 서태지 포함 90년대 초중반 작곡가들이 많이 썼던 작곡기법(?)이며,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샘플 시디를 사다가 만든 곡은 작곡가 본인의 양심이나 자존심의 문제는 있을지언정 표절은 아니다.

(*샘플시디에는 반복되는 드럼 비트,코러스, 각종 이펙트 등이 많이 들어있고, 그걸 이리저리 리믹스해서 곡을 만들 수 있는 거예요. 남의 곡을 샘플링하려면 원작자의 허가를 받고 크레디트에도 이름을 올려야 하고 저작권료도 지불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지만,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샘플시디에는 가격에 이미 저작권료 개념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직접 악기를 연주해서 녹음한 것도 아니고, 가상악기로 찍은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남이 만든 시디에서 이것저것 복붙 해다가 섞어서 내가 만든 곡이다! 해도 표절이 아니라는 뜻. 힙합씬에서 그렇게 반주를 만들어서 그 위에 랩메이킹을 하는 방법을 많이 씁니다.) 

 

2분 17초가량의 ‘퍽하는 소리와~’ 뒤에 깔리는 싸운드가 소오름. 

 

꼬꼬마였던 나는 2집 <늑대와 양>이 나왔을 때 2000년 6월 28일 미리 예고됐었던 그들이 왔다!”는 가사를 듣고 진짜 저 날 무슨 일이 일어날까 봐 진심으로 두려워했었다… 발매일에 바로 음반가게로 달려가서 사 온 테이프를 학원버스 안에서 마이마이로 들으면서 가사지 펼쳐봤을 때의 그 기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저 말고도 [2000628일의 예언] 진심으로 믿었던 님들 또 있죠? 있을 거야.. ^.(사실 6/28은 컴백 날짜였는데 문희준 부상으로 미뤄져서 7월에 나와버림 ㅋㅋㅋ)

뮤직비디오는 미국 LA 로케인데
흑인들 나오고 뒷골목 나오고 난리 났다. 노래 장르가 갱스터랩이었던 만큼 진짜 힙합을 지향했던 걸까. ㅋㅋㅋ 

 

늑대와 양의 스타일링 컨셉. 지금봐도 별로 안 촌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신화 1<해결사>(1998년) 는 한 노래 속 최대 세 느낌(ㅋㅋ)까지 느낄 수 있다. 템포도 조도 장르도 다른 몇 곡을 섞어 놓은 듯한 곡 전개는 점차 SMP의 큰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H.O.T의 노래들과 비교하면 살짝 소프트하고 듣기 편한 느낌에 사비의 멜로디도 확실한 편이고, 복잡함이 덜 한가 싶지만? 역시 강렬한 기타 반주와 헤비메탈 느낌, 갑작스러운 변주, 미친듯이 높은 고음 보컬 브릿지는 빠질 수 없다. 서기 2047년의 폐허가 되어버린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는 뮤직비디오도 소름 돋지만, 가사 또한 정말 대단하다,

“모두 바꿔 싹 뜯어고쳐 이 시대의 권위주의 모순 속에/더 이상 병들지 않게 더 시들지 않게 /Get up your soul power be like mine.” 당시 10대 후반이었던 신화멤버들은 이 가사의 뜻을 이해하고 이 노래를 불렀을까?

 90년대 국내 록음악 마니아들은 주로 서태지를 추앙하는 이들과 서태지를 무시하는 이들로 나뉘었는데, 두 부류 모두 H.O.T를 비롯한 아이돌과 그들의 빠수니를 죽도록 미워했다. 서태지팬들은 우리 태지(!)가 존경하는 해외 록뮤지션들의 음악을 함께 들으며, 똑똑한 리스너 ^.^ 부심으로 표절곡에 춤이나 추고 립싱크나 하는 오빠들을 좋아하는 음악알못 빠수니들을 무시했고, 해외록밴드 팬들은 일부 마니아만 아는 외국음악을 서태지가 국내에 소개해버려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게 된 것에 빈정상해 했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K-아이돌팬과 해외연예인팬&음악마니아들은 사이가 나쁘다. ㅋㅋ) 

H.O.T 3<열맞춰! (Line Up)>(1998년)는 Rage Against The Machine의 <Killing In The Name>을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시비가 붙었으나 원곡 밴드는리가 대놓고 소송은 하지 않겠지만 이건 표절이야! 조롱해주겠어~~' 하는 태도를 보였다. 진짜 소송이 붙질 않아서 법적으로 표절인지는 결국 아무도 모름.ㅋㅋ 아마추어인 내가 들어보아도 일부 기타리프와 드럼비트, 낮게 읖조리는 랩으로 점점 고조되다가 샤우팅으로 터지는 곡 전개 등에서 유사성이 보이고 그대로 100% 갖다 빼낀건 아니더라도 원곡을 충분히 참고하고 모방하여 만든 곡처럼 들리긴 한다.

하지만 <열맞춰!>의 진가는 인트로 부분의 <젓가락 행진곡>의 차용이라든가 장우혁의 속시원한 샤우팅, 강타의 쫄깃한 보컬 뒤에 잘 쌓아올린 화음과 코러스, 범상치 않은 한자성어 가사(=공수래 공수거), 갑작스러운 템포 변화 등에 있지 않은가. 그리고 꼭 절정 부분의 보컬 브릿지 직전에는 한 틈 쉬고, 갑자기 잔잔해지면서 이펙트 같은거 넣어줘야함 ㅋㅋㅋSMP에 빠지면 아쉬운 고음 브릿지가 이때부터 공식화되지 않았는지. (절망과 한숨밖에~ 내 가슴 속에 남는 건~ 없었~지~)

2002 년, 디르앙그레이라는 일본 밴드가 내한공연을 했던 사실을 아시나요? (당시 올림픽 제3체육관, 현 우리금융아트홀) 

 K-POP/한류라는 개념이 자리조차 잡기 이전인 90-00년대, 범 아시아권에서는(동아시아-중화권-동남아) J-POP이 대세였으며 그 중에서도 J-ROCK장르의 마니아층은 한국에도 꽤 두텁게 존재했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 이전까지 일본대중문화의 수입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음악 애호가들은 PC통신 등을 통해 암암리에 동호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음반, 비디오 등이 불법유통(ㅋㅋ)되는 오프라인 매장도 있었다.

너무 오래 전 일이라서 지금은 넷에서 자료를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에 걸쳐 일본대중문화가 개방되면서 페니실린, 카와무라류이치(루나씨), 토시(X재팬), 각트(말리스미제르) .. 내한공연을 가진 밴드들도 꽤 많았다. SMP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일본 록 밴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은 SMP의 음악과 무대가 J-ROCK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H.O.T. <아이야! (I yah!)>  요즘 유행하는 테크웨어? 아이돌 백금발? 그거 우리 토니오빠가 20년 전에 이미 다 했어!

 
지금은 단순히 흑역사로 치부되고 있는 신화<YO!(악동보고서>무대에서의 김동완의 콥스페인팅. H.O.T<아이야!>의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의상 컨셉 등이 바로 그것이다. 서양에도 KISS, David Bowie 등 메이크업과 의상을 강조한 록 아티스트들이 존재했고, 일본의 비주얼록 장르 또한 영국의 글램록의 영향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완벽한 하위장르라고 설명할 수는 없다. 일명 V(브이케-)라고 불리는 일본의 비주얼계록 장르는 하드한 록음악에 일본 특유의 감성과 멜로디가 조합되어 있는 특징이 있긴 한데 이건 뭐느낌 적인 느낌이고, 사실은 그냥 '남자들이 찐한 화장도 하고 여장도 하고 화려한 옷도 입고 하드코어 한 록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ㅋㅋㅋ)

그리고 오빠얼굴에 흑백칠이 2012년에 다시 부활하고 말압습니다!!!!  Exo-K <MAMA> 중 카이.

H.O.T 4 <아이야!> 발매 당시, 인터넷과 PC통신에는 H.O.T의 컨셉이 일본의 비주얼계 록밴드를 모방한 것이 아니냐, 는 말이 돌았다. 물론 H.O.T의 안티들이나 X-JAPAN을 비롯한 일본밴드 팬들의 의견이었으며 그들은 H.O.T를 표절아이돌이라며 비난했다. 비주얼계라는 것이 뭐 대단한 게 아니라 그야말로 화장 찐하게 하고 무대에서 퍼포먼스 하는 걸 말하는건데, 그 컨셉 좀 가져오는게 어떻다고 그 난리였는지 (세기말 일빠/ V계 팬들은 지금 트위터에서 쎈척 하며 별별 꼬투리를 잡아 무조건 한국 남자아이돌 패면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랑 결이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당.)

씨랜드 참사(청소년수련원 시설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하여 유치원생과 인솔교사등 23인이 사망)를 소재로하여 사회비판 메세지를 담은 가사도 인상 깊지만, 모차르트의 교향곡과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를 세련되게 샘플링했으며 반주에 현악기의 웅장한 사운드가 등장한 것에 주목하고 싶다. (아이야! 의 곡 경향은 후일 동방신기의 Triangle이 그대로 계승하였다.)

 (*여담 : 1차 한류붐은 중국/대만 등 중화권에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시작되었다. 안재욱, 차인표등 배우가 인기를 끌면서 가수들의 중화권 진출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클론, NRG 등을 시작으로 H.O.T와 신화 또한 청소년층에서 큰 인기를 얻었으며, 아시아권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있던 일본음악과 홍콩영화는 98년 한류붐을 시작으로 서서히 한국에게 왕좌를 내주게 된다. 일본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일찍 발전하여 대중문화 컨텐츠의 저작권 의식이 철저한 편인데 오히려 이것이 세계화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었고, 홍콩은 1997년 중국반환을 기점으로 영화제작자, 배우 등이 미국, 대만 등으로 이주하고 영화계의 투자자본 또한 해외로 빠져나가기 시작하며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동방신기의<아이야!> 커버무대 @2005 MKMF

 

개인적으로 최고의 정통 SMP곡은 신화 2<YO!(악동보고서> 라고 생각한다. 신화는 1집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후일 그들은 2집이 잘 되지 않으면 해체까지 고려하고 있었다는 얘기도 했는데 

신화 2집의 첫번째 트랙 Intro 1집 활동 곡<천일유혼> 의 후렴구로 시작한다. 그리고 2번 트랙이 바로 <Yo!> “We return to the battle ground! we are the Shin-Hwa!” 컴퓨터로 한껏 변조시킨 목소리의 내레이션은 이번 앨범으로는 꼭 성공하고 말겠다는 신화의 굳은 의지마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강렬한 일렉기타 반주 위에 살포시 얹어진 속삭이는 듯 잔잔하고 끈적한 보컬? 곡의 시작을 알리는 이 목소리는 다름아닌 ‘S.E.S의 바다 . (“그대가 서 있을 곳이 아니야 살아서 숨쉬는 것을 느껴봐”) 그리고 바로 거칠게 몰아치는 이민우의 랩과 김동완의 샤우팅(?)까지. 시작하자 마자 꽉 찬 사운드와 강렬한 랩으로 달려가던 노래는 훅마저 랩 (Yo! 너 뭐 될래!) 이며, 김동완이 부르는 짧은 멜로디 다음에는 이민우의 랩을 넘어선 울부짖음(?) 까지 등장. (뒤에 깔리는 반주는 이제 완전 헤비메탈 ㅋㅋㅋ) 긴장감이 미친듯이 고조된 상태에서 나오는 최종 보스 신혜성의 카랑카랑한 보컬. , 정말 100번을 들어도 100번 가슴이 뛴다!

신화 <Yo!(악동보고서)>

간주의 이름모를 전통악기 연주와 간결한 드럼+기타 솔로 로 한 박자 쉴 틈을 준 노래는 다시 삿대질하는 훅(ㅋㅋ)을 시작으로 후반부를 향해 달려간다. 다시 신혜성의 보컬이 아니라, 보컬스타일과 음색이 전혀 다른 김동완의 보컬을 먼저 가져옴으로써 뻔함을 피했고, 그 뒤에 이어지는 메인보컬 신혜성의 폭발하는 고음(뒤에 깔리는 코러스도 완벽)은 곡을 완벽하게 절정으로 가져다 놓고 마무리한다.

민우오빠가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쿨워터 일진짱 강공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이 뮤비 속에 다 있다.

사실 이 곡은 랩 빼고 보컬 빼고 하면 그냥 록이다. 유영진와 김성수(Groovy.K) 가 공동 작곡한 곡은 거의 그렇다. (H.O.T ;열맞춰! 아이야! , 신화;Yo!, 동방신기;Triangle, 슈퍼주니어;돈돈! 등) 유영진과 김성수는 군복무 시절 군악대에서 만난 사이이며 배우 유준상과 함께 셋이서 그룹을 결성한 적도 있다고 한다. 기타리스트인 김성수는 유영진의 데뷔앨범을 프로듀싱함으로써 프로듀서로 데뷔했고, 그 이후 SM소속 가수들의 곡을 다수 작곡했으며 기타 세션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신혜성은 헤어스타일 때문에 싫어했던 것 같음 ㅋㅋㅋ

 
지난 2018, 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는 결성 20주년 기념으로 <All Your Dreams>(3집 후속곡) 을 리마스터링해 음원 싱글과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 그러나 사실 이 노래는 신화멤버들이 싫어해서 콘서트에서도 좀처럼 부르지 않았던 곡이다. 아마 어떤 사람들은 <All Your Dreams>을 유영진의 곡으로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형적인 SMP의 요소들이 이 곡에서도 보이기 때문이다. (클래식 샘플링+기타리프+헤비메탈st. 샤우팅) 그러나 이 곡을 만든 사람은 작곡가 김진권이다. (핑클<NOW>, 유승준<찾길바래> 등의 당대 최고의 히트곡을 쓴 인기 작곡가

 신화는 20주년을 맞아서 유영진과 작업을 하고싶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는데, 유영진이 결국 러브콜을 안 받아주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올유드를 한건지 달리 이유가 있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고....  3집활동 당시 멤버들은 타이틀 <ONLY ONE> 의 후속곡으로 <Jam#1>(유영진 작사 작곡) 을 원했으나, 공식홈에서 팬들의 투표를 받은 결과 <All Your Dreams> 로 결정되고 말았는 얘기는 알고있다. ㅋㅋ 한 방송에서 신화는 이 노래를 가장 싫어하는 노래 No.1 으로 꼽은 적도 있다. 이유는 전작 YO! 보다 못한 것 같아서 별로라고 쿨워터 이민우 오빠 역시 참고막!

 오빠생각, 내 생각 똑같아 ^.^b


90년대 SMP에 대해 얘기한 것만으로도 숨이 찬다 ^.ㅠ 그러나 하고싶은 얘기를 다 쓰지도 못했으며 아직도 20년 전 노래들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에 소오름.... 

 SM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SM 소속 아이돌에 대한 글은 웬만하면 쓰고 싶지가 않다. 왜냐하면 SM엔터테인먼트와 SM소속 아이돌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진 슴부심 슴빠, 슴돌 좆문가, 슴뽕 가득 찬 리스너(ㅋㅋㅋ) 등 온갖 SM러버들이 몰려와서 자신들의 견해를 한껏 펼쳐가며 나를 알못이라며 신명나게 처패러 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그래도 SM엔터와 유영진을 빼고는 한국 아이돌 얘기, 나의 빠순질의 역사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없는게 사실이기 때문에언젠가는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 아이돌판에 존재하는 각종 클리셰와 전통(ㅋㅋㅋ),악습 그런 것들이 거의 다 에셈과 에셈 아이돌에서 시작 된 것이기에.  카테고리의 제목이 [SM은 만악의 근원] 인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태초에 유영진(50, 작곡가/작사가/프로듀서/SM이사) 이 있었다. 이 글은 음악과 엔터 산업에 대해서는 1도 모르지만 미취학 아동 시절부터 대중음악과 아이돌에 빠져 오직 티비에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오빠들만을 사랑해 온,변방의 일개 빠순이가 유영진씨와 유영진씨의 음악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입니다. 음악을 듣는 건 좋아하는데, 장르나 음악 용어에 대한 지식은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느낌적인 느낌으로 쓰는 글이다. 자꾸 시리즈로 글을 쓰겠다고 시작만 해놓고 글빨이 딸려서 완성을 못하고 있는 마당에 또 무슨 ①을 붙이냐 싶으시겠지만... 에스크에서 자꾸 동년배 할미님ㅋㅋ들하고 유영진 노래 추억팔이를 하다보니 항상 어느 정도 선을 유지하던 제 안의 유영진뽕이 한계치를 넘어서 폭발해버렸읍니다.. 그냥 옛날 SM엔터 노래들 좋아했던 분들하고 같이 즐기고 싶어요. 

 히트 작곡가들 중에는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거나 정식으로 음악을 배운, 처음부터 음악 한 길을 걸어 온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 90년대 대중음악계를 주름 잡았던(ㅋㅋ) 주영훈은 연기자 출신이고, 용감한 형제는 고등학교 자퇴 후 룸살롱 웨이터를 하다가 독학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JYP 박진영(지질학과), 빅히트 방시혁(미학과), RBW 김도훈(토목공학과) , 수 많은 히트곡을 만든 현 엔터사 대표들도 전공은 전혀 음악과 상관 없음. 유영진은 방송국 무용단 출신이다. 클론의 강원래 구준엽이 현진영(당시 SM소속)의 백댄서로 활동하던 시절에, 친구 따라 SM 놀러갔다가 이수만 사장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본인이 춤을 추던 사람이라서 퍼포먼스에 특화된 노래들을 더 잘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바가 있으며, 직접 만든 곡의 일부 안무를 그가 직접 짜기도 한다. (쏘리쏘리, 링딩동 등..)

 유영진은 1993<그대의 향기>라는 R&B 곡으로 가수 데뷔 했으며 2<너의 착각>에서는 댄스 퍼포먼스도 보여줬다. 그러나 결국 히트가수가 되지는 못하고, 20013<지애>가 나오기 전까지는 SM소속 가수들의 작사작곡 및 프로듀싱 활동만을 주로 했다. 언론 매체들은 유영진을 표절 작곡가 + 양산형 아이돌곡이나 만드는 사람이라고 비판하기 바빴다. 그러다가 한국의 매체들이 그를 다시 평가해준 것은 동방신기의 일본싱글 곡 <퍼플라인>이 오리콘차트 1위를 했을 때 였다. (동방신기의 일본 활동곡들은 퍼플라인 이전까지 거의 일본 작곡가들의 곡이었고, 국내랑은 다르게 대중적 소프트팝 노선이었음.) 아무튼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들한테 인정을 받아야 진짜배기 취급을 해준다니까요.

 유영진의 초반 R&B곡들은 너무나 보이즈투멘 스타일이다. (본인의 솔로앨범 곡들과 H.O.T. 1,2집 앨범에 실린 수록곡들) 뭐, 표절이라는 말도 많이 나왔었는데, 멜로디를 베껴서 쓴 건 아니고 곡 진행 스타일을 모방해서 만든 곡들이다. 요즘 분들은 보이즈투맨 모르실 것 같기도 하네요.. 90년대 초반~중반에 미국에서 잘 나가던 흑인 R&B그룹입니다. 빌보드 16주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단일 앨범으로 1200만장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내한 공연도 꽤 했었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잘생기고 젊은 보이그룹(BSB나 엔싱크 등)에게 밀려나 쇠퇴의 길을 걸었지만, 그런 보이 그룹들도 음악적으로 보이즈투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유영진은 흑인음악을 듣고 감명받아서 음악을 시작한 사람이고, 당시에는 국내에 R&B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서태지와 아이들의<난 알아요>도 표절판정에서 사알짝 비켜간 모방곡이라고 생각함) 뭐 그래도 정말 표절이었으면 유영진씨가 보이즈투맨 내한공연 무대에 같이 서는 일이 가능했겠습니까. 물론 한국에서 90년대 초중반에 R&B를 처음으로 시작한 선구자급 가수들이 현진영, 솔리드, 유영진이라고 하는데 <이 밤의 끝을 잡고> 보다 <그대의 향기>가 2년이나 일찍 나왔다.

유영진<그대의 향기>가 지금도 많은 가수들이 커버하고 싶어하는 명곡이라는 데에는 반박이 거의 없을 것이다. 정작 유영진은 자기 노래의 리메이크 음원 발표를 허락하지 않는다고 하지만.ㅋㅋㅋ (나가수에서 김범수가 불렀던 것도 음원 못 나옴. 갠적으론 전~혀 원곡 느낌 못 살렸다고 생각함.ㅋㅋ) H.O.T.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2><우리들의 맹세-3> 사실 이 두 곡에서 90년대 유영진의 R&B 바이브 설명 다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The Way That You Like Me-4>에서 완성되어 버림. 섹소폰 소리 빠지면 그게 리듬앤블루스냐? 그쵸?ㅋㅋ 유영진표 R&B 보컬곡 좋아하는 분들은 꼭 들어보세요. 특히 점례랑 동년배 할미들은 이 노래를 듣는 순간, 1998년 그 해 여름 밤으로 바로 타임워프 해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SM 메인보컬라인의 계보는 <강타-신혜성-환희-시아준수-예성-디오/>로 이어진다. 과거 SM은 유영진이 작사작곡하고 보컬트레이닝하고 프로듀싱하고, 녹음 디렉팅까지 했으니…(동방신기 때부터는 보컬트레이너가 따로 있었다고는 하지만. 더원 선생님 이라든가...) 소속가수 특히, 남자 보컬들은 유영진의 영향을 다이렉트로 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소울풀한 울림, 허스키+날카로운 고음, 바이브레이션이 화려한 기교 등이 특징. H.O.T. 1집 중<너는 FAST 나는 SLOW> 라는 곡을 들어보면, 강타는 말 할 것도 없고 SM 보컬라인, 일명 유영진 창범과는 거리가 먼 토니마저 유영진이랑 존똑인 창법을 구사한다.ㅋㅋㅋ 이 노래는 Salt-N-Pepa의 <Push It>라는 노래의 비트를 그대로 샘플링? 해다 붙인 곡인데, 촌빨 날리는 멜로디와 당시 고딩들이 불렀다고 하기엔 노골적인 가사들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흔히 알고있는 유영진 노래 스타일 (SMP와 R&B로 대표되는)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본인 앨범에도 뉴잭스윙 댄스곡이 있고 초기 작품들에 흑인음악 기반의 가벼운 댄스곡들이 몇 개 있다. 개인적으로 H.O.T. 2집의 <열등감>도 너무 좋아하는 노래다. 신화의 <으쌰으쌰!> 도 유영진곡인걸요.ㅋㅋㅋ (유영진의 표절/샘플링 논란에 대해서는 굳이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유영진이 만든 노래들 중 최고의 마스터피스는 무엇일까요? 하는 질문을 던진다면, 저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꼽겠지만, 유영진 노래 좀 들었다 (ㅋㅋ)하는 사람들 치고 S.E.S 노래 하나 쯤 넣지 않는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다. S.E.S의 기획 당시 벤치마킹 모델은 흑인 여성 트리오 TLC였다고 한다. 멤버 이름의 머리글자 하나씩 따와서 그룹이름을 짓는 방식부터 그대로 가져왔다. 데뷔곡 <I'm your girl>의 도입부 랩 가사 "We open up the new Chapter of funky New Jill Swing!" 에서부터 새로운 장르(뉴질스윙: 뉴잭스윙의 여자버전)로 걸그룹의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가 느껴진다. <I'm your girl>을 역대 걸그룹 데뷔곡 중 최고로 꼽는 사람들은 아직도 많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임유어걸 다음의 임팩트는 MissA의 배드걸굿걸이 아닐지..ㅋㅋㅋ)

기본 비트는 힙합인데, 강하게만 느껴지지는 않고 소녀적인 매력을 살릴 수 있는 발랄하고 상큼한 멜로디가 비트에 찰떡처럼 붙어있다. 곡의 전개, 코러스, 편곡 모든 것들이 간결하고 깔끔하다. 중간의 랩->바다의 브릿지 부분까지... 한국 걸그룹의 교과서적인 곡의 탄생이었다. (참고로 S.E.S 1집 마지막 트랙은 유영진 <그대의 향기> 리메이크 버젼입니다.) 당시에 일본에서는 SPEED 라는 오키나와 출신 4인조 걸그룹이 음반을 냈다하면 200만장 300만장씩을 팔아치우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한국에도 팬이 꽤 있었으며 그 유명한 커뮤니티 베스티즈가 바로 스피드 팬 커뮤니티로 시작한 사이트다 ㅋㅋㅋ (보아 등 일본진출한 한국가수들의 언급이 많아지면서, 그게 싫었던 J팝팬들이 대거 멀티레모니아로 옮겨갔고, 한국가수 언급금지+ 챠트에 있어도 생략해버리던 ㅋㅋㅋ 그 멀티레모니아가 지금의 더쿠가 되었습니다^.ㅠ) 스피드의 멤버 중 TLC의 광팬이 있었고, 당시 유행하던 유로비트 장르로 데뷔하려고 했던 걸 멤버들이 반대하며 힙합 알앤비 기반의 음악을 하는 그룹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K팝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대단하지만, 90년대는 J팝이 엄청 잘나가는 시대였고 일본의 음악시장은 미국-유럽 등 세계의 대세와 직결되었다. S.E.S가 등장하며 인기를 끌 때, 스피드를 따라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많이 나왔던게 100% 우연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한국의 스피드를 직접적으로 표방한 걸그룹들도 꽤 있었다.)

유영진이 한참 세상에 대한 분노를 SMP에 녹여내고 있던 세기 말~2000년대 초반, 동시에 발표한 R&B기반 곡들 중에는 지금도 해당 가수의 팬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이 많다. S.E.S 2집 <SHY BOY>가 그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 강렬한 신디사이저 반주에 그루비한 리듬. 몽환적인 멜로디가 특징. 도입부에 유영진의 나레이션이 들어가서(ㅋㅋㅋ) 끈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2집 타이틀곡 <Dreams come true>도 참 좋았고 신선했고, 이 후 SM이 국제적 A&R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에 첫 발걸음이 되었을 법한(?) 의미 있는 곡이지만(무려 1998년에 핀란드에서 가져온 곡..!!), 당시 꼬꼬마였던 나는<SHY BOY>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듣고 따라 불렀었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곡들이 신화 1집 <천일유혼>, S.E.S 3집<Twilight Zone>, Fly to the Sky 1집 <Fly to the Sky>이다. 한 곡이라도 좋아하는 분이 계시면 분명 다 좋아하실 거에요. 

그리고 S.E.S 3집 <LOVE> 이 곡을 유영진 최고의 걸작으로 뽑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 2집에서 유로팝 요정으로 살짝 노선을 바꿨던 S.E.S는 일본활동을 마치고 다시 유영진의 R&B로 돌아왔다. 무려 20년 전 노래인데 지금 들어도 촌스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I'm your girl>과 같은 노선이긴 한데, 멜로디가 더 세련되고 성숙해진 느낌이다. 테크노와 유로비트가 주를 이루던 한국의 가요계에, <LOVE>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S.E.S 3집은 총 판매량 76만 장으로, 걸그룹 음판 최고기록을 아직도 지키고있다. 정말 명반입니다.

1999년은 세기 말이라는 불안감과 뉴 밀레니엄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하는 시대였다. SM이 1999년에 내놓은 음반들은 꽤 실험적인 시도를 했었는데, H.O.T. 4집과 S.E.S 3집이 마치 셋트 처럼 구성되어 있는 것이 재미있다. 노래와 노래사이에 Talk 트랙이 있어서, (멤버들 간의 대화, 곡 내용을 시사하는 뉴스음성, 상황극, 시 낭송 등...) CD트랙이 20개가 넘는다. 

여담이지만, S.E.S가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 신화의 <T.O.P>를 리메이크 한 곡으로 싱글발매를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S.E.S는 일본활동 당시 스카이 코포레이션이라는 연예기획사 소속이었는데 스카이는 가수 전문 회사가 아니라 모델, 예능인, 배우 등이 소속되어 있고 외국적 연예인의 매니지먼트에 특화되어있는 회사였다. (강수지, 비비안수, 리아디존 등) 소니뮤직, 스피드의 프로듀서 등에게서도 오퍼가 왔지만 이수만이 스카이와 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바로 남소영씨 때문이었다고 한다. 남소영씨는 지금의 SM JAPAN 대표이사. SM엔터 공동대표. 그 분이 맞습니다.

기력이 딸려서 일단 90년대 까지만 쓰고 마칩니다. 또 다른 얘기가 생각나면 덧붙이기도 하고 이어쓰기도 하고 그럴게요. 왜 아직 SMP가 안 나오냐고요? SMP는 따로 나노단위로 파야되니까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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