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에 엠넷 광고 몇 번 나오는데... We are K POP! 이 로고는 언제 들어도 남사스러워 ㅠㅠ

8월 3일 ~MONSTA X( 몬스타엑스) 월드투어 :: WE ARE HERE TOUR 

 미국에서 열리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공연 규모는 대략 다음과 같이 나뉜다. 
라이브 하우스급 (???~1 천명대. 주로 힙합가수나 쌩신인아이돌), 홀/시어터급 (2천~5 천명대. 중소 아이돌 그룹이나 유명 발라드 가수), 아레나급 (무슨 경기장. 1만~2만 명대. 인기 아이돌 그룹), 스태디움급 (3만~8만 명대. BTS).
 몬엑의 이번 뉴욕 공연 장소는 동원 관객 5 천명대의 Hulu theater였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 한 켠에 아담하게 있는 공연장임.) 이제 세계 어디에서도 이렇게 작은 공연장에서 몬스타엑스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아, 내년에 셔누 군대 가고 나면 또 모를 일인가? ^.ㅠ... 물론 아티스트에게는 조금 더 큰 공연장에서 큰 무대에 서고, 더 많은 팬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행복한 일이겠지만, 솔직히 팬의 입장에서는 울 오빠 가까이 볼 수 있고 시야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게 짱! 짱! 개짱! 임. 전석 좌석 + 적절한 경사로 안정적인 시야 확보 가능 + 2층에서도 표정까지 확인 가능한 규모. <-- 개꿀이라는 뜻이다.

 

시작 전에 사이렌 소리 같은거 울리는거 뭔가 긴장되고 좋더라구용.

 물론 어쩌구저쩌구 센터라는 이름이 붙은 경기장에서 공연을 하는 팀들이 모두 2만 장 넘는 티켓을 완전 매진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 (갓세븐, NCT127,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대부분은 티켓 판매 도중에 3-4층+ 시야 제한석을 막아버리거나, ^.ㅠ 스탠딩 구역에 의자를 놓아 관객수를 제한한다. 아마 실질 관객수는 1만 명 전후라고 볼 수 있겠다. 몬스타엑스도 올해는 충분히 아레나급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공연장을 다 작은데로 잡아놨더라. 딱 하나 LA 공연장은 2 만석대의 경기장 Staples center임. 한국교포를 비롯 아시안이 특히 많은 캘리포니아~LA지역의 특성상 예상 관객수를 좀 더 크게 잡아도 되기 때문에 이렇게 타 지역과 규모 차이를 두는 것이다. (다른 그룹들도 비슷하게 LA만 좀 큰 공연장을 잡곤 한다.) 뉴욕 공연은 완전 매진. 공연 전일 기준, 오피셜 판매 티켓은 남아있지 않았고 리세일 티켓도 아주 극소수만 나와있었다.

 프루덴셜 센터도 3층만 막으면 (갓세븐이나 엔시티처럼) 쌉가능인데? ㅋㅋㅋㅋㅋ

 

오프닝부터 꽃잎을 마구 뿌려버리는 패기

  사실 8월 1일에 몬엑이 출연했던 GMA 생방송 방청 티켓에 당첨되었는데 ^.ㅠ 일이 있어서 못 갔다. 거의 코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나니까 솔직히 콘서트 2층 자리 따위는 보잘것 없이 느껴지는 인간의 간사한 마음... ㅠㅠ 하이터치가 포함된 1층 VIP 티켓은 당연히 놓치고 (... 똥 손의 슬픔) 티켓마스터와 열심히 싸운 결과 그래도 양호한 좌석을 잡을 수 있었다. 예매한 게 3월 말이었는데 몬엑은 미국에 올 생각을 하지 않고~ ㅋㅋㅋ 오긴 왔네 뉴욕에 ㅠㅠㅠ 계절은 봄을 다 보내고 한 여름이었다. (그리고 후기를 쓰는 건 가을의 문턱ㅋㅋㅋ)

 2층 시야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거리가 멀기 때문에.. 사진 찍는 건 의미가 없고, 그냥 즐기기로 한다. 그래도 전광판에만 의지해야 하는 정도는 아니고  센터 블록 바로 옆이라서 무대 전체가 잘 보여서 좋았다. 미국언냐들은 자리가 이렇게 멀어도 콘서트 전체를 다 찍어버리겠다는 기세로 계속 폰을 들고 있다. 팔도 안 아프냐고... 내 앞에 키 크고 폰찍하는 애 버티고 서있으면 콘서트 전체를 남의 폰 액정으로 보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음.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관객의 연령층이 타 케이팝 콘서트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는 것이다. 몬엑팬들 나이 많다(...) 소리는 누구나 들어봤을 테지만, 나는 이게 미국에도 적용되는 얘긴지는 몰랐쥐.. 혹시 이 콘서트에 관람연령 제한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혹시 이거 19금 공연이야? 감사합니다 <-아님) 적어도 10대 로우틴, 일본 애니메이션 2D 오덕스러운 집단은 많이 보기 힘들었고 겉보기에도 매우 평범한 & 멀쩡한(!) 20대 성인 여성들이 많아서 놀라웠다. 그 와중에 백인 할머니들(진짜 백발 60대 이상) 도 한두 명이 아니라 꽤 보여서 점점 띠용스러워졌음...

 입장 줄 설 때 도, 공연장 주변도 크게 시끄럽지 않고 이상한 옷(...) 입은 애들이 잘 안 보여서, 나는 오늘 매디슨 스퀘어 메인 홀에서 또 다른 공연이 있는 줄 알았쥐.... ^.ㅠ 근데 그 얌전한 입장 줄이 몬엑 콘서트 입장줄이 맞더라고요. 관람 매너도 좋아서 토크 중에 개인 멘트 치거나 뜬금없이 악 소리 지르거나 하는 사람이 적었음. 나는 솔플 했는데 내 양쪽 옆에도 혼자 온 아가씨들이 앉았다. 공연장마저 소규모 라이브에 적합한 시어터 홀이라서 더욱 쾌적했답니다.

 몬엑군들은 대체 북미권에서 어떤 팬층을 흡수하고 있는 것일까. 

 

사실 이거 시작 전부터 겁나 날리더라고..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생각해본 가설에 대한 이야기…
 케이팝팬들은 기본적으로 흔히 말하는 ‘남성성’이 억제된 남자 아이돌을 좋아한다. --> 한국 아이돌 팬들은 기본적으로 ‘소년미’를 갖고 있는 아이돌을 선호하는 성향이 비교적 우세하다. --> 아이돌이 근육 키우기 시작하면 한탄하는 빠수니들.. 복근 까면 정 떨어졌다고 하는 빠수니들… 클겨(털이 하나도 없이 제모된 겨드랑이)가 아니면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 빠수니들… 수염자국이 보이는 사진을 보면 회사를(!) 욕하는 빠수니들… 등등

 사실 한국 남자애들이 아무리 근육을 키워도, 수염을 길러도, 서양애들이 보기엔 여전히 멸치같이 말라비틀어져서 화장이나 하는 게이 같은 애들로 보이는 것이 보통인 것인데... 그런 마초의 나라 미국(…)에서 비리비리하고 매끈한, 아무리 봐도 테스토스테론 부족으로 보이는 동양에서 온 보이밴드 나부랭이(ㅋㅋ) 를 좋아하는 케이팝 빠수니들은 그런 성향이 더 크지 않을까? 하는 것. 방탄이 미국에서 인기 끌기 시작할 때 여기저기 온갖 좆문가 분석글들이 난무했는데, 미국의 소녀들이 방탄소년단에게 열광하는 이유의 가설 중 하나였던 것이 바로 이거다. 방탄소년단의 외국팬들이 그들을 묘사하는 단어들은 주로 Beautiful, adorable, gorgeous …

 미국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수자의 인권을 인정해주는 분위기인 동시에 특정 계층이나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이 엄청나게 강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남자애들은 어렸을 때부터 '게이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 칙칙한 색깔의 옷을 대충 입고, 머리를 짧게 자르고,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한다. 그리고 여자들도 당연히 강하고 마초스럽고 '남자다운' 남자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아닐걸...?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보이밴드들- BSB나 엔싱크 등을 떠올려봐도 거기서 제일 인기 있는 멤버는 미소년스러운 외모에 끼도 잘 부리는 멤버였음. 만 10살이 되기도 전에 씨디를 3백만 장씩 팔아제끼던 나의 서양 첫사랑 오빠(ㅋㅋㅋ) 아론카터만 떠올려봐도~ 마초랑은 너무나 거리가 먼 미소년 중의 미소년이었고요. 방탄이 뜨기 직전의 대세 보이밴드인 원디렉션도 지금은 다들 비주얼이 저 세상 갔지만, 전성기 때는 다들 귀여웠잖아요.

 얘기가 너무 삼천포로 빠졌는데 아무튼 간단히 얘기하자면, 세계 어디 국적과 인종을 막론하고 아이돌 빠수니들은 비교적 '남성성' 이 적고 ' 소년미'가 돋보이는 오빠를 좋아하는데 K팝 빠수니들은 특히나 그 성향이 강할 것이다.라는 것이 나의 가설이다. 그래서 다른 케이팝 아이돌 팬층이랑 몬스타엑스의 팬층은 살짝 다른 결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물론... 공연장 내에서 간간히 보이는 BT21(방탄이 만든 캐릭터) 제품들과, 보려고 본 게 아니라 우연히 보인 앞자리 언냐 휴대폰 대기화면의 방탄 멤버 사진 등. 본진은 ARMY인 언냐들이 어디 가나 많다는 건 다르지 않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의상. 실크셔츠에 번쩍이는 쟈켓 ㅋㅋㅋㅋㅋㅋㅋㅋ취향 저격이다.

 공연 전체에 대한 감상을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살짝 힘 빼고 쉬어가는 공연의 느낌이었다 ^.ㅠ… 이건 나의 킹리적 갓심일뿐 근거는 전혀 없으니 반박으로는 저를 마음껏 욕해주세요. 뉴욕 공연 직후에 시카고-그리고 LA 공연이 있었는데. LA공연이 바로, 이번 투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연이었다. V앱을 통한 공연 실황 라이브 중계도 예정되어 있었고. 아마 몬스타엑스에게는 국내외 통틀어 그렇게 큰 공연장에서 콘서트 하는 게 처음이었을 텐데 2만 명 동원 콘서트 앞두고 쪼맨한 홀에서 하는 공연이 뭐 얼마나 대단하겠습니까… 한국에서 콘서트한 핸드볼 경기장도 여기보단 컸는데, 뉴욕이라고 뭐 얼마나 특별한 게 있었겠습니까... 해외투어도 막바지겠다 큰 공연 앞두고 다들 몸 상태도 좋지 않을 텐데 컨디션 조절해야쥬~ 

 아, 의상도 하나 안 갈아입고 스킵했다 ^.ㅠ (그 교복 같은 의상 있죠? 쟈켓에 니트에 반바지 있는고…) 미국에선 그거 안 입나 보네? 했는데 뭐야.. LA에서는 입었더라? 그럼 의상 한 벌 못 본 값 정도는 환불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ㅠㅠㅠㅠ엉엉 
(** 파스텔톤 수트랑 교복의상이랑 랜덤으로 번갈아 입는건가봐요!!  ㅋㅋㅋ교복몬엑을 보고 싶은 변태의 마음이 앞서서 알지도 못하고 썽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고 몬엑이 공연을 뭐 아주~ 대충대충 설렁설렁했다~ 그런 얘기는 아닙니다. 몬스타엑스가 원래 소름 끼치게 딱딱 맞는 칼군무를 선보이는 팀도 아니고, 무대 위에서 뒤집어지는 연기력을 보여주는 멤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엄청난 무대를 기대하는 게 더 이상하고요. 음악방송은 딱 한곡만 하는 거니까 원래 빡세게 한다는 거 알고 있고, 콘서트는 두 시간 이상을 하는 건데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6월에 보고 온 갓세븐 콘서트나 모든 가수들이 연이어 3-4곡씩 하는 케이콘이랑 비교해도 너무 힘이 빠져 보였다는 것이에요. 

 아, 물론 공연장 규모 차이가 나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도 너무나도 잘 안다.  한 그룹이 천명대 라이브홀 -> 3-4천명짜리 회관 공연장 -> 1만명 이상 동원하는 경기장에서 콘서트를 하는 걸 순서대로 봤었다. 커다란 전광판, 돌출무대, 이동로 등등… 그런 게 있고 없고 가 콘서트 퀄리티에 엄청 영향 끼치기는 하니까. 그리고 작은 규모의 콘서트는 또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팬들과 조금 더 가까이 호흡하는 느낌이 있어서 아티스트와 관객 사이의 거리가 가깝게 느껴지는 그런 게 있음. 또 노래를 아예 안 하고 춤만 냅다 추는 그룹이었으면 진짜 이게 뭐야~ 싶었을 텐데  래퍼 둘과 케이팝의 신(ㅋㅋㅋ) 유기현의 목청 터지는 라이브를 실컷 들을 수 있어서 괜찮았다. 

 

아프다고 미리 말을 하지...
셔누... 나의 웃음지뢰.

 그런데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의 원인은 세트리스트에서 찾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싶음.

 일단 춤을 안 추거나 간단한 율동만 하는 노래가 너무 많다 ^.ㅠ 빡세게 춤을 춰야할 비트 쾅쾅 때리는 노래들도 후반부는 그냥 리듬타는 정도로 떼워버리는 건 좀... 콘서트 준비를 너무 날로 먹는 것 아닙니까. 솔직히 온전히 이번 콘서트를 위해서 안무 짠 곡이 몇 곡이나 있을까. 기존에 했던 것들 빼고 솔로무대 빼고 두세 곡 정도 되나? (저는 아이돌 콘서트는 무조건 가만히 서서 부르는 발라드는 줄이고, 빡세게 춤추는 곡으로만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ㅋㅋㅋ 이번 투어의 메인 레퍼토리인 <ARE YOU THERE?> 앨범과 <WE ARE HERE> 앨범 양쪽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은 안 부르고,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노래들만 정말 놀랄 만큼 골라골라 불렀다는 것 ㅠㅠㅠㅠㅠ 내 취향이 마이너 한 거겠지, 그런 거겠지....ㅋㅋㅋ 우쒸 그래도 악몽이랑 난기류는 해주지... Heart Attack 도 나만 좋아하나봐ㅋㅋㅋㅋ ^.ㅠ

 나는 그런 말랑한 노래들과 춤을 보자고 몬스타엑스를 보러 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런 달달함을 보고 싶었으면 베리베리나 아스트로, 더보이즈 그런 애들 보러가겠쥐 ^.ㅠ..... 오빠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빡센거 좀 더 해주라 ㅠㅠ 솔직히 오프닝의  슛아웃-히어로-무단침입 이 유일하게 연달아 빡센 곡 부르는 코너였는데 저기서도 너무 힘조절을 했어... 

 너무 혹평하는 것 같지만 콘서트 자체는 재밌었고 몬엑 친구들도 참 잘하는 애들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고 온 공연이었다. 나는 작은 공연장에서 하는 콘서트를 본의 아니게 참 많이 가봤는데 (망돌을 빨다보니 ^.ㅠ..) 소규모 콘서트에서 자주 하던 거 + 빡세지 않은 거 하는 '자기들끼리 매우 친한 오빠들'의 특징이 있음. 무대 하면서 서로 장난을 많이 침. 눈 마주치고 웃긴 표정 하기, 누가 귀여운 척하거나 멋있는 제스처 하면 비웃기, 안무 틀리면 놀리기, 뒤에서 찌르기, 엉덩이 주무르기 등등ㅋㅋㅋ. 이거는 케이팝 공식인지ㅋㅋ 단체 생활하다 보면 고딩바이브를 영원히 잃지 못하는 것인지...ㅋㅋㅋ 이번에도 저런 장면 진짜 많이 봤다. 공연 중에 멤버들끼리 엉덩이나 소중이(ㅋㅋ) 터치하는 것에 대해서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불편한 목소리들도 많이 나오는 것 같던데. 뭐.. 자기들끼리는 친근함의 표현일테고 팬들도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이겠지만,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 조심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너무 대놓고 쉬엄쉬엄 하겠다는 셋트리스트 아닙니까?ㅠㅠㅠ 
작년 셋트리스트가 더 빡센 것 같은건 착각이야?

  나는 본투비 악개(ㅋㅋㅋ)라서 원래 아이돌 콘서트에 가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멤버에만 집중해서 보는 편이다. (타멤은 무슨 옷을 입었는지도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음) 나의 몬엑 최애는 원호인데, 결과적으로는 주헌이와 아이엠의 재발견을 하고 왔다. 그리고 몬스타엑스의 뉴욕 콘서트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주허니와 기혀니와 아이들>. 원호는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 게 첫 무대부터 티가 너무 많이 나서 걱정도 되는 한편... 보기에는 재미가 없었다 ^.ㅜ 처음에는 뭐야… 왜 저렇게 춤을 대충 추고 립싱크를 해?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계속 보다 보니 아무래도 상태가 많이 안 좋은 것 같더라. (실제로 아픈 거였고 본인도 굉장히 미안해함)

 그래서 간만에 전체적으로 각 멤버들을 두루두루 다 보게 되었는데, 의외로 춤을 제일 열심히 & 힘 있게 추는 멤버가 아이엠이었다. 다른 멤버들은 솔직히 평소에 비해 힘 좀 빼고 추거나 무대에 따라 힘 조절을 하는 티가 많이 났는데 아이엠은 첫곡부터 끝 곡까지 정말 계속 열심히 춤을 추더라.한두 살이라도 어린 게 역시 깡패인걸까…. 솔직히 평소엔 그닥 관심이 없는 축에 속하는 멤버였는데 무대에서 잘하니 호감도가 상승했다. 기현이의 ‘열심히는 추지만 안무는 엉망진창 ^.ㅠ 인 춤 선’ 과 주헌이의 ‘힘차게는 추지만 자세가 독특한 춤선(그 원인은 아마도 거북목 ㅠ0ㅠ)’ 에 비해 내 취향이기도 했고. 노래도 래퍼 둘 +유기현이 하드 캐리. 저 셋은 목청이 진짜 쩌렁쩌렁하다 ㅋㅋㅋ. 앵콜 때까지도 성대가 아주 건재한 것이, 노래방에서 한 시간만 놀다 오면 목이 아예 가버리는 할미는 매우 부러웠다고 합니다. 큰 경기장보다 오히려 음향이 현장감 있게 잘 전달되는 공연장이어서 생각보다 쌩목소리가 참 잘 들렸는데 딴 멤버들은 솔직히, 노래 부르는지 거의 모를 정도였다. 주헌이랑 창균이한테 핸드마이크 추임새 수당 더 줘야 하는거 아님?

 무대 잘하고 못하고 어쩌고 하는 건 그야말로 나의 주관적인 취향이 팍팍 반영된 얘기기 때문에, 동의 못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와 생각이 같을 필요도 전혀 없고. 셔누는 정말 기술적으로 춤을 잘 추는 멤버고, 자타공인 몬스타엑스 안에서 가장 실력 있는 메인 댄서이다. 그렇지만 셔누가 아이돌로서 무대를 제일 잘하느냐, 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릴 것이다. 개인적으로 셔누는 표정 변화가 단조롭고 무대에서 노래할 때의 표현력이 돋보이지는 않아서 무대를 제일 잘하는 멤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콘서트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아... 셔누가 무대에서 표정연기만 좀 더 잘했다면 정말 무대를 씹어먹었을 텐데 ㅋㅋㅋ 아이돌 경력 5년 차에 아직도 뭐가 그렇게 쑥스러운지.. 셔누는 특히 달달하고 귀여운 노래를 부를 때 너무 수줍은 미소만 날린다 ㅋㅋㅋㅋㅋ

 내 에스크에는 잊을만하면 '형원이가 춤을 설렁거린다, 춤을 잘 못 춘다'라는 얘기가 등장한다. 형원이 팬들은 그런 얘기 듣는 게 당연히 속상할 거고, 우리 형원이 춤멤인데요!? 우리 형원이 열심히 하거든?! 하는 반박 추가글들이 쫘르륵 달린다. 근데 이것도 결국엔 고개 흔드는 각도 하나, 표정 하나의 문제다. 키 크고 마른 애들은 춤을 잘 춰도 웬만한 파워댄서가 아니면 잘 춘다는 얘길 듣기 어렵기 때문에.... ^.ㅠ 동작 하나하나 잘해도 힘이 빡 안 들어가서 맥아리가 없어 보이면 뚝딱이 소리 듣기 쉽다 ㅠㅠㅠ 형원이는 오히려 평소보다 콘서트 무대에서 표정도 자유롭고 여유로워 보여서 좋았다.  

 

너무 신났던 막내래퍼들의 무대.

 주헌이 얘 진짜 뭐예요?ㅋㅋㅋ오프닝부터 아주 추임새 넣고관객 호응 유도하고 다 한다 다 해! 주헌이 잘하는 건 원래 알고 었지만 라이브 무대에서 보니까 진가가 더 발휘되는 느낌. 얘는 아이돌 안 하고 진짜 힙합 쪽으로 갔어도 잘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주헌.. 정말 사랑해줘야 할 존재 ㅠㅠㅠ 널 담기에 몬스타엑스라는 그릇은 너무 작다 ㅋㅋㅋ(넝~담~)

 멤버들이 준비한 스페셜 스테이지는 다 재밌었다. 민혁, 형원, 기현 무대를 보니까 역시 형원이가 춤을 잘 추긴 하는구나~라는 걸 느꼈다네요. 개인적으로 형원이의 댄스 리즈시절은 노머시 때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스페셜 무대로 갱신해주세요. 셔누랑 원호 무대는, 얘네는 이런 걸 잘하는구나...라는 느낌. 몬엑 평소 무대들보다 이런 게 더 잘 어울리지 않나요? 이건 정말 너무나도 대놓고 노린 (...) 호모나 게이모야?? 무대여서 띠용~? 하신 분들 많았죠? 나만 놀라버린 홈친년 아니겠쥐... 참나 옷까지 망사레이스를 흑백으로 입혀놓고 말이죠. 주헌&아이엠 무대는 국뽕까지 팍팍 자극해버리는 무대였던 것이다. 옆 자리 아가씨가 '삼박자'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형들 군대 가면 둘이서 힙합 앨범 하나 내야 된다 ㅠㅠ 이거는 안 내주면 스타쉽의 직무유기입니다. 

 

표정 봐봐 ㅋㅋㅋ 역시 뭘 좀 아는 놈.

 역시 언어라는 게 마음을 나누는 매개이다 보니, 미국팬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로운 아이엠이 가장 인기 있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통역 없이 영어로 말하니까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는 걸지도 모르지만...? 그다음은 원호-형원. 그리고 기현-셔누 정도의 느낌. 몬스타엑스 뿐만 아니라 모든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인기 멤버 순위가 한국과 일본, 그리고 서양 국가들에서 조금씩 다른 걸 보면 참 흥미롭다. (이건 인기 줄 세우기를 하자는 게 아니고, 어디까지나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수도 있는 현지에서 체감하는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니 너무 노하지 마세요 ㅠ0ㅠ) 

 토크는 대부분의 멤버가 영어를 못함에도 불구하고 짧은 영어와 통역을 써서 팬들한테 소소한 웃음을 주는 정도는 되었고, 역시 민혁이가 하드 캐리. 간간히 나오는 통역 불가 날 것의 외마디 한국어도 웃음 포인트였음ㅋㅋㅋ (셔누가 한국어+영어 섞어서 나름 재밌게 멘트 날렸는데, 아무도 못 알아듣고 조용하니까 "아~분위기 왜 이래~" 한다든지..ㅋㅋ)
마지막 멘트 때는 다들 프롬프터 보면서 읽으려고 일부러 모자 쓰고 나오나 싶을 정도로 고개 숙이고 그냥 열심히 읽었는데, 원호가 예상외로 발음 연습을  많이 한 것 같아서 놀랐고 주헌이랑 기현이는 진짜 쫌 있으면 프리토킹 술술 하는 것이 아닐까...ㅋㅋㅋ

 

H.ONE 

 형원이 디제잉하는 건 꼭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라도 보게 되어서 좋았다! 역시 일하는 남자는 섹시해요. 아이돌 콘서트장을 갑자기 EDM 파티로 만들어버리는 H.ONE 앞으로도 디제이 활동 간간히 해줬으면 좋겠당~ 몬엑 한참 관심가지기 시작해서 이것저것 찾아볼 때 형원이가 울트라에서 디제잉한 영상 보면서 엄청 반했었는데 ♥ 제가 어릴 때 클럽에 저런 디제이 오빠가 있었다면 아마 매일매일 출근도장을 찍었겠죠 ㅠㅠㅠ 

 

원호야...♥

 ㅋㅋㅋㅋㅋㅋ 잘 보이지도 않는데 다급하게 폰카 줌 당겨서 찍은 거ㅋㅋㅋㅋ

 이 날 정말 컨디션이 안 좋아서 웃는 얼굴 한 번 보기도 어려웠던 원호... 멘트 하다가 울먹이던 원호... 앵콜 때는 핸드마이크로 바꿔와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던 원호... 마지막의 마지막에 티셔츠를 벗어던져주던 원호...!!  '오늘 완벽한 모습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를 팬들에게 옴 몸으로 보여주는 느낌이었달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연마다 매번 있는 원호 상탈 타이밍에 너무 의미 부여했나요 ㅋㅋㅋㅋㅋㅋㅋ

 님들??? 저의 원호에 대한 사랑이 이렇게나 큽니다~~~~ ♥

 

 

(*) 오타, 비문 지적 환영합니다. 그래도 8월은 안 넘기고 올렸으니까 마음이 편하군용. 또 쓰고 싶은 얘기 있으면 덧붙여서 쓰고 그럴지도 몰라요. 정말 아주 주관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후기와 감상이므로 그냥 뇌피셜 외퀴꿔보줌마 뇌피셜 정도로 심심풀이로 읽고 말아주세요 ^.ㅠ

케이콘 후기는 언젠가 올라오겠죠... 는 짤 정리가 너무 깝깝해서 의욕을 상실한 상태임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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