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이 주최하는 연말 가요시상식인 MAMA는 해마다 규모를 더해가며, 올해는 한국-일본-홍콩 3개국에서 무려 장장 3일에 걸쳐 열렸다. 도무지 한국 시상식을 왜 외국에 가서 하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일본과 홍콩의 티켓은 솔드아웃이 되었으며 시청자수는 6억명이 이른다는 얘기가 있다. (중복 뷰수를 고려하여 한 절반은 쳐내고 2~3억명만 봤다고 쳐도, 한국 국내시장 규모를 두고 생각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2018 MAMA 에서 가장 핫한 화제거리는 <마마무 화사의 과감한 의상> 이었다. 

그다음은 소소하게 화제가 된 <무대에서 바지 찢어진 라이관린> , 2PM의 계보를 잇는 <몬스타엑스 원호의 상의탈의> 정도.




 ëª¬ì—‘ 원호 mama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그러나 오늘도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인 아이돌 빠수니판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방탄소년단의 수상소감이었다. 



아미~ 어 되게 올해의 초가 생각이 나는데요.
올해 초에 저희가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었어요.
그래서 저희끼리 얘길 하면서 해체를 할까말까 고민도 했고
근데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되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마음 다잡아 준 우리 멤버들에게 고맙고
저희 항상 사랑해주시는 멤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아니 사랑해주시는 아미들에게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방탄소년단 진의 수상소감)




캬~ 이렇게 직접적으로 "해체"를 언급한 아이돌이 건국이래에 있었나?

그것도 지금까지 역사상 없을 만큼 전후무후한 인기를 얻고있는 월드급 슈퍼스타 아이돌의 입에서 '해체' 라는 단어가 나오다니...

방탄소년단의 팬인 아미들은 물론, 타 아이돌그룹의 팬들 또한 이 발언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나는 진의 이 소감을 들으며, 생각했다.


'아... 얘네들은 보통 애들이 아니구나. 불행서사에는 도가 텄구나...'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ㅋㅋㅋㅋ

그들의 발언과 눈물은 전세계의 아미들을 반성의자에 앉히고 말았다.


 

오빠들의 힘들지만 다같이 이겨내는 모습, 불행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 외부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맞서는 모습들은

빠수니들을 코어행 특급열차에 뚝딱 태워버리는 특효약이다. 한국인들은 정말 불행서사를 사랑한다. 아무리 성공을 했고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어느 한 구석은 결핍되어 있으며 과거에 불행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후 각종 불행서사를 코어팬의 원동력으로 삼아가며 성장해왔다.

사실은 그들은 그렇게 불행하지 않다. 과거의 그들을 "중소망돌" 이라고 칭하는 경우가 많지만, 

엠넷에 데뷔티져 광고를 걸어가며 데뷔무대에서 3곡을 부르면서 화려하게 데뷔를 했고 일단 소속사 사장부터가 유명 작곡가인 방시혁이었다. 신인 시절에 미국 올로케 리얼리티도 했으며 빠르게 일본에서 팬을 모으면서 수익도 아주 나쁘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은 서로에게 가장 관심이 많으며 서로를 놓지 못하는) 과거 탑아이돌이었던 엑소의 팬덤 에리들과 싸우면서 그 시절 아미들은 불행했을지 몰라도,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래 지금까지 줄곧 성장만 해왔으므로 잘 생각 해보면 불행할 이유가 전혀 없다.

(타팬덤에게 공격받았던 각종 논란들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 수준으로 남아있으며, 원인제공은 결국 방탄소년단이었다.)




H.O.T.의 전설의 응원법 <고.미.사.영> 을 아는가?


고마워요 H.O.T.  미안해요 H.O.T. 

사랑해요 H.O.T.  영원해요 H.O.T. 

우린 하나 H.O.T.







2018 고미사영 나오게 생겼다 ㅋㅋㅋㅋㅋㅋㅋ


오빠들의 화려함 뒤의 아픔을 몰라줘서... 너무 부담을 주고 쉬지 못하게 해서... 더 사랑해주지 못해서...

아이돌팬들은 이상하게도 그렇게 항상 오빠들한테 미안한게 많다. 

마치 누가 오빠들을 강제로 잡아다가 계약서에 뚝딱 도장을 찍게한 후, 쉬지도 못하게 채찍질을 하면서 서커스단 몰고 다니 듯 공연을 잡고, 하기 싫은 노래와 춤을 시키는 것 마냥 ㅋㅋㅋ 전세계 빠수니들의 공공의 적은 오빠들의 소속사이다.  


정작 오빠들은 올해 정산금이 백억이 되네마네 소문이 돌고, 

전용기를 타고 월드투어를 돌며,

2-30억 짜리 아파트를 현금으로 뚝딱 사는 20대 슈퍼리치인데 말입니다.




일단 아이돌로 데뷔한 애들은 보통 사람이랑은 많이 다르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노래와 춤이 좋아서? 정말 노래와 춤이 좋은 사람들이 모두 아이돌의 길을 택하는 것은 아니다. 

웬만한 관심종자가 아니고 웬만한 멘탈의 소유자가 아니면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갖으려는 생각 자체를 하기는 힘들다. 


세상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또 나의 일을 많은 사람이 응원해주고 대가없이 좋아해주는 경우는 정말 흔치 않다.





이번에 니가 쓴 제안서 너무 괜찮다~!! 무조건 이 플랜으로 밀고나가게 사장님한테 총공해줄게~!!!!

야근하느라 너무 고생이 많다 ㅠㅠㅠ안쓰러워서 어떡해 ㅠㅠㅠ 편하게 회사 다닐 수 있도록 영원히 지켜줄게~!!! 

이번에 승급심사 너무 부담줘서 미안해 ㅠㅠㅠㅠ 꼭 대리 달 수 있게 우리가 노력할게!!!

힘들면 좀 쉬어도 돼~ 유급내고 푹 쉬다와~ 우린 언제라도 기다릴 수 있어!!!

니가 우리 회사에 다녀주는 것만으로 우린 너무 고맙고 미안해~!! 


이런 대우 받으면서 회사 다니고 있는데도,  승급해서 대리달고 인사하는 시간에 


"저 갑자기 연봉 너무 오르고 보너스도 많이 나오고 부장님한테 너무 사랑받다보니, 조금 부담스러워서 회사 때려칠까 생각했어요."

이런 말 한다고 생각해봐라 ㅋㅋㅋㅋㅋ 누가 공감함?




아 물론 누구나 힘들 수 있어~ 부담스러울 수 도 있어~ 삼성 이재용도 모르긴 몰라도 겁나 힘들거야~

뭘 해도 언론이 주목하고 정부도 자꾸 눈치 주고... 아버지가 하던 만큼 잘 할 수 있을지 부담될거야.

게다가 사건에 연루되어서 감옥도 갔다왔었어 ㅠㅠㅠ 아이고 불행서사 완벽이야~  


근데 그걸 무조건적으로 날 믿어주고 서포트해주는 사람들 앞에서 직접적으로 얘기한다? 

진짜 해체 후에 <그땐 그랬지/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이럴 때나 입 털만한 주제 아닙니까? ㅋㅋㅋ






태초에 <5-1=0> 이 있었고, <세륜세준 사라져주세요> 가 있었다.

아이돌그룹에게 해체 / 탈퇴 등의 단어는 거의 금기시 되어있는 단어이다.




방탄이 눈물콧물 쏟아가며 수상소감을 읊고있는 그 자리에는 정말 해체를 바로 코 앞에 앞두고 있는 워너원도 있었다.

내가 워너원의 멤버였다면,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아 나는 진짜 워너원 해체하면 좆소기획사 망돌로 돌아가야되는데~ 나도 심적으로 졸라 힘들고 빌보드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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